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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보도

 

https://imnews.imbc.com/replay/2022/nwdesk/article/6364126_35744.html 

 

[MBC PICK, 이 성 일 기자]

 

앵커


요즘 은행 창구에 직접 가지 않고도, 스마트폰으로 웬만한 은행 일을 다 볼 수 있게 됐죠.

본인 인증을 받을 때 신분증을 촬영해서 보내는데, 이게 실제 신분증이 아니라 복사본으로도 인증이 가능한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이런 수법으로 돈을 빼내는 사기 사건들이 늘고 있지만, 은행들은 책임을 피하고 있습니다.

이성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난 2월 80대 김모 씨 계좌에서 1억 원이 넘는 돈이 사라졌습니다.

딸의 전화를 받고, 신분증 사진을 촬영해 보내줬는데, 알고 보니 딸이 아니라 사기범들이었습니다.

[금융사기 피해자 가족]

”<신분증을 직접 넘겨주지는 않으셨죠?> 여권은 안된다고 그러더래요. 그래서 다시 이제 주민등록증 찍어서 이제 그거(사진)을 보내주신 거죠.” 

 

사기범들은 왜 신분증 사진을 달라고 했을까?


스마트폰으로 계좌를 만들려면, 신분증 실물을 촬영해 전송해야 합니다.

그런데 신분증 실물이 아니라, 신분증의 사진을 다시 촬영해 보내줘도, 본인 인증을 통과할 수 있습니다.

컬러 프린트로 복사한 신분증을 촬영해 보내줘도, 인증을 쉽게 통과합니다.

한 두 단계가 더 있긴 하지만, 거의 모든 은행에서 신분증 실물 없이, 계좌 개설은 물론 보안매체까지 얻을 수 있습니다.

이런 수법으로 대출도 가능하기 때문에, 피해가 수억 원에 달하기도 합니다.

[금융사기(대출) 피해자 가족]
”휴대폰이랑 신분증이 있으면 또 공인인증서가 또 비대면으로 발급, 연쇄적으로 하나 뚫리면 하나가 얻어걸린 거고 두 번째 얻어걸리면 세 번째도 얻어걸리고, 최종 대출까지.”

은행 창구에서는 직원이 직접 신분증 실물인지, 거래 당사자 것이 맞는지 확인합니다.

하지만 현재 비대면 서비스는, 스마트폰이 찍은 신분증이 진짜인지 사본인지 확인할 기술을 갖지 못했습니다.

1993년 도입된 금융실명제의 실명 확인 원칙에 구멍이 생긴 겁니다.

[김민상 변호사/법무법인 한마루]
”본인 확인은 무조건 금융사가 해야 되고요. 그건 금융실명법의 대원칙이고요. 약간 양상은 바뀌었지만 원칙은 유지가 돼야죠. 그래야 안전한 거래를 하고.”

은행들은 진짜 신분증을 가려낼 기술을 갖지 못했다는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규정을 지켰기 때문에 책임이 없다”며 신분증 관리를 제대로 못 한 피해자들에게 책임을 돌리고 있습니다.

정부도 사실을 알면서도 뚜렷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습니다.